실리콘벨리 억만장자 에탄올 개발에 승부건다
선마이크로시스템즈 공동창업자 인도 출신 ‘비노드 코슬라’
2006-05-02 오후 3:25:54 게재
고유가행진으로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 비노드 코슬라가 에탄올 사용운동을 적극 펼쳐 주목받고 있다. 그는 석유에 추가세금을 부과해 석유 사용을 줄여야하는 논리로 캘리포니아주민을 설득하고 있다고 프랑스 <쿠리에엥떼르나시오날>, 영국 <이코노미스트>,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이 보도했다.
◆자유무역 신봉자이자 공화당 지지자 = 비노드 코슬라는 인터넷 서버와 컴퓨터프로그램 언어 자바 같은 핵심기술 분야에서 선구자 역할을 한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공동창업자다. 그는 IT제왕에서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 벤처캐피털리스트로 변신했다. 그런데 세계 자유무역의 신봉자이자 공화당 지지자로 석유메이저 편에 설 것 같은 그가 에탄올을 중심으로 한 청정에너지 사용 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벤처캐피털 클라이너퍼킨스코필드앤바이어스의 파트너인 코슬라는 “25년 내에 자동차 연료 대부분 휘발유에서 에탄올로 대체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클라이너퍼킨스는 AOL, 아마존 컴팩, 구글 등의 초기 투자회사로 유명하다.
그는 할리우드 프로듀서 스테판 빙과 함께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벌이고 있는 ‘청정에너지에 찬성하는 캘리포니아인들’이라는 캠페인을 지원하고 있다. 이 캠페인에서 50만명 이상 서명을 받으면 이를 투표에 붙일 수 있다. 투표를 통해 안건이 받아들여지면 연간 약 3억8000만 달러분의 석유생산 세금이 인상된다. 그리고 이 금액은 청정에너지 분야에 투자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계획은 지금부터 10년까지 캘리포니아에서 사용되는 석유 소비량을 4분의 1을 줄이는 것”이며 “이는 세계적으로 훌륭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3년 내 셀룰로스 에탄올 상용화 목표 = 코슬라는 특히 ‘셀룰로오스 에탄올’에 관심을 갖고 있다. ‘셀룰로오스 에탄올’은 짚이나 풀, 나무토막 등 농산물 쓰레기에서 추출되는 에탄올로 생산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부시 대통령도 올해 새해 국정연설에서 “2025년까지 중동산 석유 수입을 75% 이상 줄이고 에탄올 등 대체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면서 “6년 내 에탄올 생산기술이 실용화돼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코슬라는 목표가 있으면 빠른 시일 내에 도달해야 하는 성격의 소유자로 6년이란 기간을 3년으로 줄이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와 만나는 사람은 누구나 파워포인트를 활용해 지루하리만큼 잘 정리된 에탄올 설명회를 듣게 된다”고 영국 경제전문지는 전했다.
그렇다면 코슬라는 에탄올에 왜 이토록 집착을 보일까. 첨단기술 분야에 투자할 수도 있고 그동안 축적한 부로 인생의 말년을 편안하게 보낼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코슬라는 보다 나은 세계를 만들기를 원한다”며 “가치 있는 것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여기는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출신인 그는 인도기술공대 출신이다. 그는 모국 인도를 돕기 위해 자선단체 설립을 추진했지만 인도의 관료주의와 부정부패에 부딪쳐 실패하기도 했다.
◆세계 거물 기업인들 코슬라 에탄올 투자에 동참 = 코슬라는 고유가에 편승해 이득을 챙기는 정유기업들을 비난한다.
정유회사들은 이런 그를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정치적으로 공화당 성향에 직업적으로도 성공한 그의 말을 고위관료들이 신뢰를 보이기 때문이다. 정유회사들은 어쩔 수 없이 거액을 들여 코슬라의 에탄올사용 캠페인을 공격하는 ‘세금 인상에 반대하는 캘리포니아인들’이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백악관에서 다보스까지 코슬라는 에탄올의 장점을 대변하기 위해서라면 어디든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코슬라는 “셀룰로오스 에탄올 생산을 개발하고 있는 미공개 기업에 수천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에탄올에 회의적이던 구글의 공동창설자 래리 페이지도 코슬라의 설득에 에탄올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 등 거물 기업인도 에탄올 투자 대열에 합류했다.
빌게이츠는 최근 셀룰로스 에탄올을 생산하는 5개 공장을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8400만 달러를 투자했고 브랜슨 회장도 에탄올 생산 및 판매 부문에 3억~4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구글·아마존 등에 대한 투자로 막대한 부를 챙긴 벤처자본가 존 도우어는 지난달 녹색기술 사업을 위한 1억 달러 투자기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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