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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December 28, 2012

[사이언스 in 뉴스] 두둥실 하늘에 뜬 고래 "북한 꼼짝마

관측·감시용 국산 무인비행선 '에어로스탯' 시험 성공


고도 1㎞서 망루처럼 내려다 봐

저공 침투 비행기 감시에 최적

유지비도 정찰기보다 훨씬 싸

지난 10일 전라남도 고흥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비행시험센터. 줄이 풀리면서 고래처럼 거대한 하얀 비행선이 하늘로 솟구쳤다. 관측·감시용 고공 무인 비행선 에어로스탯(aerostat)이다. 길이 33m, 무게 1.45t의 육중한 에어로스탯은 20분 만에 고도 1㎞ 상공까지 올랐다. 국내 기술로 제작한 에어로스탯이 고도 1㎞ 상공에서도 정상 작동한다는 것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에어로스탯은 줄에 고정된 채 상공에 머무르면서 지상을 관측, 감시한다.



이날 최종 점검에서 에어로스탯은 탑재 카메라의 방향을 바꿔 지상을 지나가는 차량을 확대해 비춰주기도 했다. 고도에 따른 기온, 풍속 등의 기초 기상 정보를 전달해 주는 것은 기본이다.



◆가벼우면서 튼튼한 동체가 핵심



항공우주연구원 김동민 박사팀이 개발한 에어로스탯에는 공기보다 가벼운 헬륨 기체가 채워져 있어 하늘로 오를 수 있다. 헬륨은 공기보다 가볍지만 압력은 1000분의 4 기압 정도 높다. 이런 미세한 기압 차이로 에어로스탯의 본체가 바람 꽉 찬 풍선처럼 팽팽해진다.





에어로스탯은 헬륨이 밀어내는 힘을 견딜 수 있게 외부 재질이 튼튼해야 한다. 하지만 튼튼한 것만 고집하다간 중량이 너무 무거워진다. 튼튼하면서 가벼운 재질을 개발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김 박사팀은 세 겹의 복합섬유를 하나로 붙여서 에어로스탯의 동체를 제작했다.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해서 복합섬유 층 사이를 붙이는 접착제로 우레탄을 채택했다. 가볍고 탄력이 좋은 것으로 유명한 우레탄은 끈적거림이 있어서 접착제로 활용할 수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에어로스탯은 10일간 상공에 머무를 수 있다. 공중 체류 시간은 헬륨이 빠져 나가는 정도에 따라 정해진다. 몸집이 클수록 지니고 있는 헬륨 양이 많아 에어로스탯의 체류 시간도 길어진다. 미국 티콤(TCom)사에서 시판하고 있는 길이 72m짜리 에어로스탯은 한 달간 하늘에 머무를 수 있다.



에어로스탯에 카메라를 설치하면 무인 감시가 가능하다. 고도 1㎞ 정도에서 시판 중인 고성능 카메라를 부착하면 80㎞ 반경의 자동차를 식별할 수 있다. 여기에 영상정보 처리 기술을 더하면 새로운 자동차나 탱크가 출현했는지 알아낼 수 있다. 이전 촬영 사진을 비교해 변화가 생긴 물체만을 따로 골라내는 기술이다.



찬 바람 속에 에어로스탯이 흔들리면 탑재한 카메라가 관찰해야 할 장면을 놓칠 수 있다. 이 문제는 자세안정화 장치가 해결한다. 에어로스탯 동체가 시계방향으로 10도 움직이면 자세안정화 장치가 카메라를 반시계방향으로 10도만큼 옮겨 주는 식이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제작한 에어로스탯이 최종 점검을 위해 10일 전남 고흥의 비행시험센터에서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에어로스탯은 한곳에서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어서 해안선 감시·저공 비행기 감시 등에 적합하다. /조호진 기자 superstory@chosun.com ◆저공 침투 항공기 감시에 적격



에어로스탯은 저공 비행하는 경비행기를 감시하는 데 최적이다. 레이더는 지상에서 전자기파를 하늘로 쏴 비행 물체가 반사시킨 전자기파를 잡아내는 원리를 사용한다. 레이더와 비행 물체 사이에 장애물이 없어야 한다. 만일 계곡 사이를 비행기가 저공 비행한다면 레이더는 속수무책인 것이다.



하지만 에어로스탯은 망루처럼 공중에 솟아 올라 아래를 내다보며 침입자를 감시하니 저공 비행하는 경비행기도 추적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샌디에이고~플로리다 국경에 티콤사에서 제작한 16개의 에어로스탯이 경비행기 감시용으로 떠 있다. 물론 글로벌호크 같은 유·무인정찰기도 저공 침입하는 비행기를 추적할 수 있다. 하지만 에어로스탯은 유·무인 정찰기에 비해 운영비용이 10~20분의 1 정도 저렴하다. 국방과학연구원 구훤준 박사는 "유지 비용을 고려해 일상적인 감시는 에어로스탯이 담당하고, 특별한 사건을 포착하면 글로벌호크가 출격하는 식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날 시험 점검을 참관한 우리 군 관계자들도 성능에 만족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서해 바다에서 중국 어선을 감시하거나 비무장지대에서 북한의 움직임을 주야로 감시하는 '하늘의 고래'를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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