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연료정책 30년만에 이룬 ‘에너지 자립국 꿈’
브라질이 에탄올 상용화에 성공하기까지
2006-01-12 오후 1:03:39 게재
브라질, 자동차연료 에탄올 사용비중 20% 달해 미국, 60% 달하는 석유 수입의존도 낮출 모델로 브라질이 대체연료 사용 등을 통해 에너지 자립국으로 도약하자 각국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브라질이 자동차 연료 중 대체 연료인 에탄올 사용 비율을 20%까지 끌어올리면서 석유 수입국에서 벗어났다”며 에탄올 상용화 과정을 자세히 전했다.◆1달러로 에탄올 1갤런 생산 =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은 1달러를 가지면 에탄올 1갤런을 생산할 수 있다. 가솔린 1갤런의 국제가격은 현재 약 1.50달러 정도다. 가솔린에 비해 에탄올이 주행거리가 떨어지지만 1마일당 연료비는 에탄올이 저렴하다. 브라질 자동차 연료시장에서 에탄올의 비중은 20%에 이르는데 다른 나라는 대체 에너지 사용 비율이 1%도 되지 않는다. 브라질은 지난해 에탄올 6억 달러어치를 수출하기까지 했는데 오는 2010년에는 수출액이 13억 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주요 수입국은 일본과 스웨덴 등으로 이들 나라는 에탄올이 화석연료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교토의정서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의무 이행에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각국은 브라질 사례에 관심을 보이며 참관단을 파견하고 있다. 브라질에서 ‘연료-겸용(flex-fuel)’ 차량을 처음으로 도입한 폭스바겐 브라질지사는 “지난해만 12개국 이상에서 참관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WSJ도 “에너지 소비가 특히 많은 인도와 중국 등에서 고위 관료들을 보냈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우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석유수입 의존도를 줄이는 모델로 브라질을 지목할 만큼 관심이 높다. WSJ는 “미국은 석유 사용량의 6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의회는 2012년까지 에탄올 사용을 두 배 이상 늘리도록 규정한 에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70년대 오일쇼크 겪은 뒤 대체에너지 개발 착수 = 브라질이 대체에너지 개발에 착수한 것은 70년대 오일쇼크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3년 1차 오일쇼크 때 유가가 4배 이상 치솟자 당시 석유의 80%를 수입에 의존했던 브라질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1975년 브라질은 모든 가솔린에 에탄올 10%를 혼합해 사용하도록 했고 그 후 5년에 걸쳐 25%까지 끌어올렸다. 브라질 정부는 에탄올공장을 설립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설탕 생산업자들에게 자금융자, 판매가격 보장 등 조치를 취했다. 브라질 정부는 에탄올 자동차 개발 연구에도 대규모 자금을 지원했다. 1976년 에탄올로만 주행할 수 있는 자동차 세 대가 상파울로에서 아마존까지 5000마일을 주파했다. ‘국가통합 랠리’로 불린 이 대장정을 통해 에탄올 자동차의 상용화 가능성이 확인됐다.1979년 2차 오일쇼크가 발생하자 브라질 정부는 대체연료 상용화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에탄올 생산을 늘리는 한편, 모든 주유소에서 에탄올을 판매토록 했고 에탄올 사용차량을 판매하는 자동차 회사에 세금 감면혜택을 주었다. 79년 말 피아트가 에탄올만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를 출시한지 1년 만에 브라질에서 모든 자동차 회사가 피아트의 뒤를 따랐다. ◆브라질에서 팔린 차량의 90%가 에탄올 차량 = 물론 에탄올은 가솔린보다 높은 온도에서 연소되기 때문에 추운 날씨에는 운행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 에탄올에 포함된 수분 때문에 엔진의 금속 부품이 녹슬 가능성도 높다. 그런데도 에탄올 차량이 인기를 끈 것은 브라질 정부의 가격 지원으로 에탄올이 가솔린보다 35% 이상 저렴하기 때문이었다. 1983년 브라질에서 팔린 차량의 90%가 에탄올 차량일 정도였다. 한 컨설팅 회사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1979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에탄올 상용화를 위해 모두 160억 달러를 지불했다. 여기에는 세금감면으로 인한 세수 손실분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런데 1986년 유가가 하락하자 에탄올 가격을 가솔린보다 낮게 책정하는 정부 정책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브라질 경제가 초인플레이션 상태에 빠지자 정부는 1989년 에탄올 가격 보조금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됐다. 에탄올 차량의 판매는 급감했고 그동안 기울인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생산업자들은 에탄올 생산단가를 낮추었고 정부도 가솔린과 에탄올을 혼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유지하며 상황을 극복해나갔다. 가솔린에 리터당 42센트 세금을 부과하고 에탄올에는 9센트만 부과하는 정책도 계속됐다.◆사탕수수 생산성 3배 증가 = 사실 브라질이 에탄올 상용화에 성공한 것은 가장 저렴한 에탄올 원료가 사탕수수이고 브라질이 세계 1위 사탕수수 생산국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산 에탄올은 옥수수에서 추출하는데 생산비용이 브라질보다 30% 이상 많다.각국이 인간 유전자 지도를 연구할 때 브라질은 사탕수수의 DNA를 연구해 품종 개량에 나섰다. 또 위성사진을 촬영하며 어느 지역 사탕수수 품종이 가장 잘 자라는지 파악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 끝에 브라질은 지난 20년간 사탕수수 생산비용이 1년에 1% 이상 절감했고 생산성은 75년에 비해 세 배가 늘었다. 현재 국제 석유가격이 급등하면서 에탄올이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가솔린 가격이 다시 하락할까봐 에탄올 차량 구입을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 이런 우려를 불식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이 바로 ‘연료-겸용’ 차량이다. 1991년 미국 포드사가 ‘연료-겸용’ 자동차를 내놨다. 하지만 브라질인은 이것을 비싸고 거추장스런 장비를 장착한 자동차로 인식했다. 그런데 한 엔지니어가 일반 차량의 연료 중 적정한 에탄올 함유 비율을 계산해 이에 따라 엔진 상태를 자동적으로 조절하는 저렴한 컴퓨터 프로그램 장치를 고안했다. 현재 브라질에서 팔리고 있는 자동차의 70%가 ‘연료-겸용’ 차량이다. /송경희 리포터 constantine2@empal.com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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